oto방송 김민석 기자 | 6·25전쟁에서 전사 또는 실종된 미국 참전용사의 유족들이 한국을 찾는다.
국가보훈부는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실종된 미국 참전용사의 유족들을 정부 차원에서 위로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미국 참전용사 9명의 유족 16명을 초청, 26일부터 31일까지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방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국을 찾는 유족은 1952년 11월, 미 공군 소령으로 폭격 임무를 수행하다가 전사하여 태극 무공훈장을 받은 찰스 로링 주니어(Charles J. LORING JR.) 참전용사의 사촌 그레고리 로링(Gregory L. LORING, 75세, 남)을 비롯해 1952년 10월, 김포 공군기지에서 일본으로 수송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부산에서 실종된 미 공군 모리스 핀리 톰슨(Morris Finley Thompson) 대위의 딸 주디스 왓슨(Judith L. WATSON, 79세)도 자녀와 함께 방한한다.
미국 전사·실종장병 유족들은 26일 입국을 시작으로 27일 전쟁기념관을 방문, 전사자명비에서 추모의 시간을 갖는다. 28일(월)에는 국방부 유해발굴단을 찾아 유해발굴감식단 브리핑을 들은 후 강정애 장관이 주재하는 위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위로 만찬에는 제임스 킹(James. B. KING) 주한 미국대사관 무관,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단장, 6·25전쟁 튀르키예 참전용사의 손녀로 국가보훈부 서포터즈 및 아너스클럽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일라이다 아심길(Ilayda Asimgil)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테이블(Missing Man Table) 의식, 전사·실종장병 호명(롤콜), 묵념, 유가족 편지 낭독, 평화의 사도메달 수여, 추모사, 인식표 수여 순으로 진행된다.
추모 테이블은 미국에서 전쟁 중 사망, 실종됐거나 포로가 된 군인을 기리는 의미로 설치되는 빈 테이블로, 이번 위로 만찬에서는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추모 테이블에 소품을 올려놓는 의식을 진행한 후 강정애 장관이 촛불 점화를 통해 우리 정부가 전사·실종장병을 기억하면서 끝까지 유해를 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또한, 강 장관은 유가족들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과 참전용사의 계급, 군별, 소속을 기재한 인식표를 수여하며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할 계획이다.
특히, 평화의 사도 메달 수여에 앞서서는 1951년 2월, 원주에서 철수 도중 포로로 잡혀 압록강 인근 포로수용소에 수용된 후 전사했으나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미 육군 중사 바비 에반츠(Bobbie EVANTS, 당시 20세)의 동생 토미 에반츠(Tommy J. EVANTS, 85세)가 형에게 전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도 갖는다.
위로 만찬 다음날인 29일, 유가족들은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을 방문한 데 이어 30일에는 유해발굴 현장(강원도 인제군)을 찾는 것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후 31일 출국한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우다 전사·실종된 가족을 그리워하며 오랜 시간 슬픔 속에 지내오신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한민국은 참전영웅들의 희생과 공헌을 영원히 기억하고 알려 나가는 것은 물론, 전사·실종장병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6·25전쟁 당시 178만 9천여 명 참전하여 전사 3만 6,570여 명, 포로 4,430명, 그리고 3,730여 명이 실종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에 국가보훈부는 지난 2015년부터 전사·실종장병 유족 초청행사를 시작, 2019년까지 진행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시 중단한 후 올해부터 방한 행사를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