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to방송=제4회 청소년국제폰영화제 영상제작
oto방송 김성길 기자 |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히 통화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기를 넘어 청소년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펼치는 캔버스가 됐다. 화성영화인협회(집행위원장 우호태, 이하 화성영협)가 주최한 제4회 청소년국제폰영화제는 이를 증명하는 무대였다.
지난13일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영화제는 ‘내 꿈을 펼쳐라’를 슬로건으로,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카메라 하나로 세상과 자신을 연결하며 목소리를 내는 장을 마련했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내 꿈을 찾아 별나라 화성까지’였다. 단순한 영화 경연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생활 속에서 마주한 고민과 사회 문제를 창작으로 풀어내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총 54편의 작품이 출품됐고, 완성도와 주제의식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영화감독 김우석, 협성대 고희준 교수, 경인일보 이상훈 사회부장 등 심사위원단은 “출품작의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대상작은 경기예술고 정제환 학생의 ‘나와너’였다. 작품은 스마트폰에 몰입해 관계 형성이 단절된 현대 청소년의 일상을 비판적으로 그려냈다. 단순한 세대 묘사가 아니라, 스마트폰이 삶의 중심에 자리하면서 벌어진 고립과 소통 부재의 문제를 사실적으로 포착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제환 학생은 “어릴 적부터 영화감독이 꿈이었다”며 “이번 수상이 그 꿈에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수상에는 ‘사라진 자리들’(박나린), ‘오르골’(최수아), ‘광련’(김다현 외 4명), ‘지각재판’(류다윤 외 6명), ‘너만 아는 이야기’(김하은), ‘방관자’(이승연 외 13명) 등 6편이 이름을 올렸다. 장려상은 ‘여행친구’(김반듯)를 비롯해 총 20편, 특별상은 ‘그리웠던 그날’과 ‘나와 소록도의 꿈’이 차지했다. 이 작품들은 또래 청소년들이 느끼는 학교생활의 갈등, 사회적 편견, 가족과의 관계 등 현실적인 주제를 진솔하게 다뤘다.
이번 영화제가 특별한 이유는 스마트폰이라는 보편적 기기를 통해 청소년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봤다는 점이다. 작품 상당수는 개인적 체험을 넘어 사회 문제를 비추는 거울이 됐다. 청소년 관점에서 본 따돌림, 기회의 불평등, 디지털 의존 문제 등은 성인들이 놓치기 쉬운 현실을 드러내며, 관객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우호태 집행위원장은 “청소년국제폰영화제는 단순한 수상 경쟁이 아니다”라며 “청소년 스스로 ‘나는 나’임을 확인하고, 영상 언어로 자기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을 받지 못했더라도 모든 참여자가 이미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딘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영상 축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핸드폰으로 상상을 현실로 바꾼 것이 놀랍다”며 “AI 기법까지 활용한 작품은 미래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경기도교육청도 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국제폰영화제는 2025년 4회를 맞으면서 지역 문화 행사에서 전국적 청소년 창작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영상 제작은 비용과 장비의 한계를 넘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됐다. 이 영화제는 창작의 문턱을 낮추고,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소년들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그것은 세상과 연결되는 창구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드러난 메시지는 분명하다. 영화의 미래는 거창한 장비가 아니라 청소년들의 상상력과 진정성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